H E R S T O R Y/사진일기 제주기행 3 - 우도(소섬) 기린그린 2010. 5. 16. 13:50 2008.11.15 17:32 | 잠깐 멈춤 | http://kr.blog.yahoo.com/lovisrain/1462176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인 우도...첫날 하루 동안 비행기와 자동차를 타고 또 배를 타고 들어갔다. 성산항에서 한 시간에 한 대씩 우도로 가는 배가 출항한다. 3시 배를 탔다. 우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쯤.배에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보니 벌써 우도가 코 앞에 있다. 좋다고 말로만 들었는데...나에겐 어떤 시간을 안겨줄까?3시 반쯤 우도 공소에 도착했다. 우도항에서 섬 안으로 가는 차들이 있는데, 나는 봉고차를 타고 순식간에 와버렸다. 처음엔 우도 공소에 머물려고 부탁을 했었는데선교사 자매님이 출타중이어서 공소 옆집인 '우도교통' 집에 신세를 지게 됐다. 작고 아담한 공소에는 큰 성당을 축소해 놓은 듯 모든 걸 갖추고 있었다. 유기농산물 판매소도 있었고,노랗고 진한 향기를 뿜어내는 국화가 한창이었다. 역시... 내 집에 온 기분이다. 나를 반기는 개는 별로 없는데,이 개는 엄청나게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겼다. 그래서 안 찍어줄 수가 없었다. 많이 웃기도 했는데 카메라 앞에서는 좀 긴장했나보다. 4시. 얼른 자전거를 빌려서 해안을 돌기 시작했다. 우도 전체 해안도로의 길이는 17Km.걸으면 더 좋겠지만 시간이 안되겠다. 자전거는 사실 큰 모험인데... 일단 시작해보자!자전거를 타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한 십년도 넘었을텐데...그래도 자전거는 굴러가지만 음... 바다에 빠져버릴 수도 있겠다. 끝까지 갈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 바다건너 제주도가 보인다. 해가 지고 있다. 여기에서 멈추다가 자전거와 같이 넘어졌다. 이제 '모험'이 추가된 여행의 시작이다. 생각이나 마음으로만 아니라, 진짜 모험이다. 와~~ 두려움도 좀 있지만, 벌써부터 뭔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저 바다 속에는 끌차 주인인 해녀들이 있다. 유모차 같은 끌차는 전복과 조개를 싣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내가 본 해녀 한 분은 이걸 기대고 걸어야 할만큼 허리가 굽은 할머니였다. 우도를 돌면서 가장 내 마음에 남은 것은 이 곳 사람들이었다. 많은 분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섬을 채우고 있는 푸른 밭과 해변을 보며얼마나 억새고 부지런하게 삶을 지탱하고 있는지...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작은 등대를 중심으로 한 공원... 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탑이 생긴다. 이 섬에서는 이런 해녀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여기가 하수고동백사장 쯤 되나보다.사람은 거의 볼 수 없고, 차도 뜸하다. 우도의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인 비양도.비수기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식당들.어느 블로그에 보니까, 이 음식점을 추천해놓았다. '해와 달 그리고 섬'... 이 섬에서 달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맘 놓고 여기저기 낭만을 뿌려놓을 것이 맘에 든다. 어느새 나에게는 낭만이라는 것이 그냥 한 단어로만 살아남았는데여기엔 진짜 살아있는 것 같다. 바위에 꽂혀있던 깃발들이 바람에 다 해지고 흔적만 남았다. 너무 한적하고 낯설어서... 내가 정말 세상 끝으로 도망친 것이 확실하게 성공한 것처럼 느껴진다. 새롭고 유일한 동반자인 자전거. 안장이 낮아서 페달을 밟는게 좀 웃겼다. 그래도 고마운 친구라서 꽃이 만발한 데서 찍어준다.육지보다 얕게 핀 쑥부쟁이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 억샌 아름다움이랄까...이 꽃이야말로 여기에 사는 분들의 모습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