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목록 우선 순위 중 하나였던 김영갑 갤러리를 오전에 찾았다. 섭지코지에 들렀으나,
관광객이 많아서 그냥 돌아서 왔다.

이 집에 특이한 것이 이 정원... 작가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온갖 인간 군상들을 모아놓은
듯한 조각들이 정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것도 찬찬히 돌아본다면 더 좋았겠지만, 다음 기회로 미뤘다. 다음에 또 오면 더
볼게 없을까봐...


故김영갑 선생님이 살던 서재가 그대로 남겨있다.

생애 중반부터 대부분의 삶을 제주도에 묻은 사람, 특히 오름에 대한 애정은 끝이 없다.

같은 하늘과 땅이 얼마나 변화무쌍한지... 이 사진들은 모두 한 장소를 여러 시간대에 촬영한
것이다.

몇 년 전에 이분 사진 전시회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났다. 그때만큼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공간도 작고, 좀 썰렁한 분위기...) 서울에서 이분 작품전을 먼저 봤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어디서
바라보는 해돋이와 해넘이가 아름다운지, 제주 바다는 어느 때에야 감추었던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지, 나름대로 최상의 방법들을
찾아내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숲보다는 나무로, 나무보다는 가지로 호기심이 변해갔다. 계절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풍경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 진면목을 우리는 무어라 단정지을 수 없다.

심안으로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마음이 고요해야 한다. 마음이 고요해져선 혼자 지내야 한다. 삶의 의욕이 넘치는 젊음은 온갖 유혹에
흔들린다.... 한 가지에 몰입해 있으면 몸도, 마음도 고단하지 않다. 배고픔도, 추위도, 불편함도, 외로움도
문제되지 않는다. 하나에 취해 있는 동안은 그저 행복할 뿐이다. 몰입해 있는 동안은 고단하고 각박한 삶도, 야단법석인 세상도 잊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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