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 R S T O R Y/그와 나

너를 기다리는 동안

기린그린 2010. 5. 16. 15:09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누군가의 글 -




전례적으로도 기다림의 시기지만,
나는 지금 계속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떤 만남을, 어떤 때를, 어떤 평화를...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그 무언가에
더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기다림이라는 단어처럼 나에게 익숙한 것도 없지만
늘상...  맨 마지막 순간에 끌어안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도 기다릴 수 있다면,
그것이 기다려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기다림은 희망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
슬프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