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잘 준비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 뿐, 막상 성탄을 앞두고는 몸도 마음도 마냥 분주하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도
예전에 꿈에서 보았던 "거룩한 아기"가 자꾸 마음에 떠오른다.
거룩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 어머니는
나에게 그 아기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주기를 바랬다.
내 손이 얼마나 더러운지,
그들을 마주하고 있는 내가 얼마나 지저분한지
너무나 훤하게 보이는데도
나는 그 청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
사실 내가 그 아기의 축복을 받고 싶었다.
아기가 내 머리에 손을
얹어주는 것이 더 옳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아기의 축복을 빌며 손을 얹었다.
그 아기의 거룩한 사랑스러움과
신성이 나에게도 전해지도록,
그 아기의 순수함에 나의 온 존재가 정화되기를 기도하며 손을
얹었다.
그 아기는 이번 성탄에 내 마음에 자꾸만 태어나면서 '나'란 존재의 원초적인 사랑스러움을
일깨워준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내가 무엇을 잘하건 못하건 하느님은 처음부터 가지셨던 나에 대한
사랑에 변함이 없으시고, 그 아기의 거룩함과 사랑스러움을 내 안에서도 끊임없이 찾아내고 발견하기를 바라신다.
그
아기와 함께 계신 어머니는 너그러운 침묵으로 그 아기를 나에게 내어주셨다. 그 아기... 꿈에서도 직관적으로 아기 예수라고
생각했는데, 그분이 나에게 손을 얹어달라고 하셨다.
창조주이신 그분께서 피조물인 나에게 축복을 청하셨다. 나의
인도자이신 그분께서 내 손에 지탱하여 서 계셨다. 지저분한 몰골로 손을 내밀기 조차 부끄러워하는 나에게 단순한 웃음으로 내가
좋다고 .... 투명한 아가의 눈으로 말을 건네셨다.
오, 거룩한 사랑의
신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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