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에서 사진찍으려던 풍경과 거의 흡사하다.
나는 꿈을 많이 꾼다. 지난 가을부터는 좀 뜸했는데, 꿈을 꾸더라도 거의 내가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예전처럼 자주 꿈에서 헤맨다. 무의식에서 뭔가 할말이 있다는 싸인이다. 언젠가는 별것도 아닌 일에 마구마구 분노를 터뜨리기도 하고, 해외 출장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고 실어나르는 과정이 길게 엮어지기도 했다. 며칠 전 꿈에서는 창밖으로 보이는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찍으려고 하니까 뷰파인더에는 무표정한 사람들의 얼굴만이 클로즈업되어 잡혔다. 아무리 사람들을 피해 풍경만 잡으려고 해도 사람들 얼굴만 카메라에 남는 것이었다.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오늘도 꿈을 꾸다가 잠을 깼는데, 꿈이 사라질까봐 가만히 가만히 그 꼬리를 잡고 보니까, 아마도 싸이월드에 있었나보다. (나는 거기 회원도 아닌데) 나 혼자만 이야기 하는 공간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공간... 이렇게 나누어져있었다. 꿈은 재빨리 사라지고 말았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느낌은 내 안에 나 혼자만의 방과 타인의 방을 나누고 있다는거...
꿈은 나에게 제2의 현실이다. 꿈에서의 사건은 현실이 아니더라도 그곳에서의 정서는 내 현실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꿈을 가지고 내적인 작업을 많이 해냈었다. 아니, 꿈이 나를 그렇게 하도록 했었다. 내가 정말 평온해졌을 때, 꿈은 나에게 별 말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 내가 그 소리를 잘 듣지 않고 있다.
그래도 기억에 남아 있는 요즘의 꿈들을 생각하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창문을 통해서만 세상을 관조하고 보고 싶은 것만을 즐길 것이 아니라 직접 사람들을 만나라는 싸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왠지 답답한 마음에 어떤 돌파구를 찾고 있는 요즈음에...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구체적인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면 그저 바라만 보는 세계에 갇혀버릴 것이라는 싸인이 아닌지...
하지만 잘 모르겠다. 아직은 더 잘 들어봐야겠다. 내가 지금, 뭔가를 피하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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