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 R S T O R Y/그와 나
거울 놀이
기린그린
2011. 11. 30. 23:25
수백 개의 거울 들... 그 중 수십 개는 진심으로 저를 반겨주지만
저는 압니다. 그들의 거울도 진짜가 될 수 없음을...
저 또한 절대로 그들을 제대로 비추어줄 수 없음을...
한 마디 말로, 한 번의 클릭으로 우리는 이렇게 거래합니다.
'내가 너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해주는 거니까, 너도 나한테 그래줘야해'
우리는 그렇게 시간과 공을 들여서 거울 놀이에 빠져있었습니다.
너무 자주, 곧 사라지고 말 흔적을 펼쳐놓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주님, 당신만이 저를 온전히 비추어주시고 제 마음속까지 꿰뚫으시나이다.
당신의 거울은 제 모습을 일그러뜨리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십니다.
당신에게 비친 저는 누구입니까? 어떤 존재입니까?
이 대답을 기다리기가 어려워, 그 때를 참지 못하고
이 사람, 저 사람이 들고 있는 거울 앞에서 허망하게 웃어보였습니다.
저를 반기는 사람들의 거울 앞에서 저의 귀함과 사랑스러움을 눈으로 확인하려 했으나
그 모든 것은 허상이었을 뿐, 눈으로 본 것 같은 것도 모두 공허한 바람처럼 사라질 뿐이었습니다.
당신의 거울 같은 샘에서 비추인 저의 눈물과 슬픔은 가장 위대한 발견이었습니다.
당신의 연민에 떨리며 반응하는,
시리도록 저미는 가슴의 예민한 공명판을 되살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떨리고 마음, 한숨을 타고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은 올해 발견한 가장 큰 보석입니다.
그 보석은 당신이 허락하신 최고의 선물, 저에게서 이끌어내신 최고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