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E D I A/책방
주님이 함께 겪는 고통
기린그린
2012. 9. 18. 23:12
우리가 고통의 불가피성만이 아니라 그 의미와 구원적 가치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고통 받는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사뭇 달라진다.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대할 때 우리는 사실 여러 측면에서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그 까닭은 우리가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을 돕고자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그와 함께하며 벗이 되어주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렇게도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안에 '해결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데다
자신의 운명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운명도 조종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껏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옆에서 함께 기도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신앙심에서 비롯된 그러한 진지한 행위가 바로 고통의 비밀을 푸는 열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파스카 신비, 곧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동참함으로써 자유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자기를 버리는 자유를 일컫는 것으로, 궁극에는 하느님께서 승리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분께 순명하며 전적으로 그분 손에 우리 자신을 맡겨드리는 것이다.
나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집착할수록, 우리의 운명을 조종할수록
우리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놓치게 되며 점점 무의미함으로 채워지게 된다.
우리는 자신을 버리고 주님과 하나 되어 그분이 나를 온전히 차지하게 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찾아야한다.
- 죠셉 베르나르딘. [평화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