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 R S T O R Y/느끼는대로

사랑에 빠지기 위해 잠들다

기린그린 2010. 5. 16. 11:20

꿈에서의 사랑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려고
연속극을 보러가듯이 잠으로 뛰어든다.

그의 품에서 또다른 차원의 대륙을 발견했다는 건 이미 했던 이야기다.
그 다음 회부터...


'The Lovers'  르네 마그리트


#1.
아, 나는  파란 하늘 한 조각과
맑은 공기 한 모금에 목이 마르다.
그리고 한 자락 자유
....
  
그는 나와 함께 있다가도 세상 어딘가로 떠나지만
나는 오로지 그와 함께 있기 위해 따라다닌다.
그가 다른 여인들과 함께 있는 것에 대한 질투심도 일지 않는다. 
그에 대한 그리움만이 가슴에 사무칠 뿐이다. 


#2.
오래된 부부를 만났다.
그 부부는 가끔 내 꿈에 등장하여 좋은 금실을 자랑한다.
조금 부럽지만... 내 삶은 아니다.
나는 한 아이에게 옷을 입히고, 파티를 준비한다.
그 아이일까? 
꽃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 인형처럼 서서 나를 빤히 바라본다.
"너는 누구니....?"


#3.
초대받은 집에서 식사를 하려니 줄을 서서 기다려야한다.
나는 잠시라도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빠져나오려는데...
누가 내 신발을 신고 가버렸다.
남의 신이라도 신고 갈까...?


#4.
그가 돌아왔다.
우리는 너무 반가운 마음에 서로 얼싸안고 기뻐한다.
그 짧은 순간이 마치 전부인듯... 마냥 행복하다.
계단 아래서 아이들이 놀란듯이 쳐다보고 있다.
'너희가 어른이 되면 알거다'


#5.
촬영장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그를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오지 않는다.
촬영이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빠져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밖에 나와있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어!!! 마법처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촬영장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그를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오지 않는다. 
나는 촬영이 시작하기 전에 얼른 그 곳을 떠나 
슬리퍼를 신고 정원으로 나왔다.
처음엔 맨발이었다가,
큰 슬리퍼를 신었다가, 
은은하게 반짝이는 연분홍색 작은 신을 발견했다.
내 발에 꼭 맞는다.
오 예~~!!

어느덧 어두컴컴해진 정원의 바위에 걸터앉아서
그가 오기를 기다린다.
그를 곧 만날거라는 희망으로 설레인다.


'The Lovers'  르네 마그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