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 R S T O R Y/그와 나

10월을 보내며..(03')

기린그린 2010. 4. 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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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전의에서 국제모임을 하는 동안
거기서 그분과 만났던 시간이 너무 좋아서 계속 그리워했다.
그 때는 완전히 봉사하는 것에 투신했기에
내 마음 안에 어떤 갈등이나 분심도 없었다.

"내 입술보다 발걸음이 더 좋은 기도가 되게 하소서."
이것이 현실로 이어졌고,
내 몸을 괴롭혔던 위통도 그분을 생각하고 사랑한는데 별로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의 모든 것을 당신께 드린다는 기도 안에 그 고통도 포함이 되었다.
그분과 함께 하는 삶의 새로운 차원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기도하러 성당에 가면,
마치도 바쁘게 숲속을 헤치고 다니다가
햇살이 가득 퍼져있는 넓은 빈터에 불쑥 들어선 것처럼,
그분의 밝은 침묵이 나의 존재 모두를 감싸주었고,
나는 그 품 안에 졸음조차 감미롭게 받아들일 줄 알게 되었다.
그분의 부드럽고도 친밀한 손길은
나를 둘러싼 껍질을 모두 녹여버렸고
나는 그 사랑이 너무 고마워서 울기도 했다.
내 눈물 또한 내 껍질을 녹여버렸다.
사랑은 그런거라고... 그렇게 가르쳐주셨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는 추억의 한 자락이 되어 사라지려고 한다.
나는 계속 숲속의 빈터에서 그분을 기다리지만
그분은 다른 곳에서 나를 기다리시나보다.

11월을 시작한 오늘, 피정을 했다.
그분이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시는지, 오늘 만나고 싶었으나
나는 피곤에 지친 몸을 먼저 그분께 맡겨드렸다.
기도를 하면서, 나도 그 숲을 떠나야함을 눈치챘다.

그 추억을 마음에 간직하되, 거기에 집착하지 말것.
그분과의 새로운 만남을 위해 홀연히 그 자리를 떠나
다가오는 현실 안에서 그분을 찾을 것...

사랑하올 나의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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