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2 행운과 리스크를 만들어내는 힘은 동일하다. 우리가 참여한 이 게임은 70억 명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움직이는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통제를 벗어난 행동의 우연한 효과가 내가 의식적으로 취한 행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행운도, 리스크도, 측정하기에는 너무나 여럽고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아서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빌 게이츠가 한 명 있을 때마다, 똑같은 재주와 의지를 가졌으나 인생이라는 룰렛의 반대편에서 끝난 켄트 에번스가 한 명씩 있다. 우리가 행운과 리스크를 똑같이 존중한다면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사람들의 경제적 성공을 판단할 때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결코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p.76 가장 어려운 것은 멈출 수 있는 골대를 세우는 것이다.
스스로를 멈추게 하는 골대, 즉 목표를 세우는 것, 이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다. 결과와 함께 기대치가 상승한다면 아무 논리도 없이 더 많은 것을 얻으려 분투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도 느낌은 같을 것이다. 더 많은 것(더 많은 돈,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명성)을 얻고 싶은 바람이 만족보다 야망을 더 빨리 키운다면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그 경우 한 걸음 앞으로 나가면 골대는 두 걸음 멀어진다. 그러다 나 자신이 뒤처진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걸 따라잡을 길은 점점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밖에 없다.
현대 자본주의는 두 가지를 좋아한다. 부를 만들어내는 것과 부러움을 만들어내는 것. 아마 두 가지는 서로 함께 갈 것이다. 또래들을 넘어서고 싶은 마음은 더 힘들게 노력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삶은 아무 재미가 없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이, 결과에서 기대치를 뺀 것이 행복이다.
p.81 당신이 부자가 되었을 때 다음 네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
하나, 얼마나 더 벌고 싶은가?
둘, 누군가와 비교하고 있진 않은가?
셋, 충분하다고 느끼는가?
넷, 돈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기억하자. 라스베이거스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들어오자마자 나가는 것이다.
p. 103. 자본주의는 녹록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전혀 다른 별개이기 대문이다. 돈을 버는 것에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낙천적 사고를 하고, 적극적 태도를 갖는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돈을 잃지 않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재주를 요한다. 겸손해야 하고, 또한 돈을 벌 때만큼이나 빨리 돈이 사라질 수 있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번 돈의 적어도 일부는 행운의 덕이므로 과거의 성공을 되풀이할 거라 믿지 말고, 겸손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p.140 앵거스 캠벨은 미시건 대학교의 심리학자였다. 그는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미국인의 행복감>(1981)은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분명히 더 행복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소득으로도, 지리적으로도, 교육으로도 하나로 묶을 수가 없었다. 각각의 카테고리 속에는 만성적으로 불행한 사람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행복의 가장 강력한 공통분모는 간단했다. 캠벨은 그것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우리가 고려해온 어떤 객관적인 생활 조건보다, 내 삶은 내 뜻대로 살고 있다는 강력한 느낌이 행복이라는 긍정적 감정에는 더 믿을 만한 예측 변수였다.'
월급보다도, 집의 크기보다다, 위신 있는 직업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뚜렷한 생활양식상의 변수였다.
돈에 내재하는 가장 큰 가치는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는 절대 과장이 아니다. 돈이 있으면, 즉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자산이 있으면 독립성과 자율성이 조금씩 쌓인다. 언제 무엇을 할지 나에게 더 많은 결정권이 생긴다는 뜻이다.
부를 갖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느 정도의 부는 내가 아플 때 빈털터리가 되는 일 없이 며칠 일을 쉴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게 가능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부가 그보다 조금 더 있다면 해고가 되더라도 좀더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찾은 일자리에 어쩔 수 없이 취업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단 얘기다. 이는 인생이 바뀔 만큼 중요한 일이다. 6개월치 비상자금이 있다는 것은 상사가 두렵지 않다는 뜻이다. 새 직장을 구하느라 좀 쉬더라도 별일 없이 지낼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가 아니라 자신이 원할 때 은퇴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이처럼 돈으로 시간과 선택권을 살 수 있다는 건 어지간한 사치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가치다.
p.244 장기적인 재무 계획은 필수이다. 그러나 상황은 변한다. 주변 세상도 변하고 나의 목표도 변하고, 욕망도 변한다.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과 미래의 내가 무엇을 원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실제로 우리 중에 이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미래에 내가 무엇을 원할지에 대한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높음에도, 지속 가능한 장기적 의사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심리학자들이 쓰는 용어 중에 재미있는 말이 하나 있다. '역사가 끝났다는 착각 The End of History Illusion'. 역사는 끝났고 변화는 더 이상 없을 거란 착각이다. 과거에 비해 자신이 얼마나 변했는지는 예민하게 인지하면서, 미래에 자신의 성격이나 욕망, 목표 등이 변할 수 있음은 과소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자 대니엘 길버트의 말을 들어보자.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은 '미래의 나'라는 사람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늘 기뻐하지만은 않는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10대 시절 큰돈을 들인 타투를 지우는데 큰돈을 쓴다. 중년들은 젊어서 서둘러 했던 결혼의 이혼을 서두른다. 노년들은 중년에 얻으려 노력한 것들을 잃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식이다."
p. 249 내가 대니얼에게 어떻게 앞선 원고를 쓴 적도 없는 사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냐고 묻자 그는 잊지 못할 대답을 해주었다.
"나한테는 매몰 비용이 없어요."
매몰 비용(환불받을 수도 없는 과거의 노력에 얽매인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다)은 사악한 역할을 한다. '미래의 나'를 '과거의 나'의 포로로 만든다. 이는 마치 낯선 사람이 나 대신 인생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과 다른 사람일 때 세웠던 금융 목표는 생명 유지 장치를 달고 시간을 질질 끌 게 아니라 가차 없이 버리는 편이 낫다. 그것이 미래의 후회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더 빨리 이런 결단을 내릴수록, 더 빨리 새로운 복리의 마법을 시작할 수 있다.
p.263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에서 변동성은 거의 언제나 수수료이지 벌금이 아니다. 시장수익률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장수익률은 다른 모든 상품과 마찬가지로 대가를 요구한다. 이 수수료를 내라고 강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디즈니랜드에 가라고 강요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입장료가 10달러 정도인 동네 행사에 가거나 아무 돈도 내지 않고 집에 있는 방법도 있다. 그러고도 여전히 좋은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통은 지불한 만틈 대가를 얻는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이라는 수수료(수익률의 대가)는 현금이나 채권 같은 값싼 공원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한 입장료다.
요령은 시장 수수료가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이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그냥 참는 것이 아니라 지불할 가치가 있는 입장료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성공적인 투자에는 대가가 따라붙는다. 그 비용은 달러나 센트가 아니다. 변동성, 공포, 의심, 불확실성, 후회의 형태로 지불해야 한다.
p.273 거품은 가치 상승에 대한 것이 아니다. 어떤 현상, 즉 더 많은 단기투자자가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투자 시간 지평time horizons 이 줄어드는 현상의 징후일 뿐이다. 투자 후 매도하여 수익을 얻기까지의 기간이 짧아진다는 뜻이다.
p.278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면 돈을 쓰는 방식마저 바뀔 수 있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소비자 지출의 많은 부분이 사회적으로 결정된다.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교묘히 받아 소비를 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을 동경하기를 은근히 바라기 때문이다.
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설득당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라. 그렇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알면 놀랄 정도다.
p. 319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주치면 보통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나만의 시각과 세상 경험을 바탕으로, 그 경험이 아무리 제한적이라고 해도 설명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이 복잡한 세상이 이해가 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사실상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구멍들을 채워줄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준다. 그런 스토리들이 우리에게 끼치는 경제적인 영향은 환상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끔찍할 수도 있다.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인정하는 것은 나의 통제를 벗아난 일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p.349 실제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보다 낮은 수준의 생활양식을 유지할 때의 두 번째 혜택은, 주위 사람들에게 뒤쳐지면 안 된다는 끝없는 심리적 압박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많은 것에 대한 욕구 없이 내 능력보다 낮은 수준에서 편안하게 살면, 현대 선진국에서 사는 많은 사람들이 굴복하고 마는 사회적 압박을 덜어낼 수 있다. 나심 탈레브는 이를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진정한 성공이란 극심한 경쟁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내 활동을 마음의 평화에 맞추는 것이다." 마음에 쏙 드는 말이다.
p.333~ 돈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 몇 가지
- 일이 잘 풀릴 때는 겸손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일이 잘못될 때는 용서와 연민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 자존심은 줄이고 부는 늘려라.
-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하라.
-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라.
-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하는 데 돈을 써라:
당신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돈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 남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에게 덜 요란해져라.
- 저축하라, 그냥 저축하라.
- 성공을 위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라
- 실수의 여지에 항상 대비하라
- 장기적인 결정을 내릴 때 극단적인 선택은 피하라
- 리스크를 좋아하라
- 나의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라
모든 사람은 목표가 다르고 계획이 다르다. 즉 나의 게임과 너의 게임은 다르다. 따라서 같은 주식과 채권을 사더라도 이후의 행보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움직임에 부화뇌동해선 안 된다. 나의 행동이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게끔 하라.
- 돈 문제에 있어서 각자 의견은 다르다. 혼란을 존중하라.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들도 돈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사람마다 목표와 욕망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정답은 없다. 오직 나에게 맞는 답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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