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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기도

기린그린 2010. 5. 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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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구약성서에서 인간에게 나타난 신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시나이에서 신의 존엄은 모세의 눈이 부시지 않도록 구름에 싸여있다.
그래서 신은 인간에게 사랑보다 두려움의 대상이다. 
신 앞에서 인간은 등을 둥글게 굽히고 그 왜소함속으로 빠져든다.
그리하면 인간은 신의 분노를 피하기 쉽다고 믿는다. 
기독교의 혁명은 예배하는 자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두려움 대신 사랑이 자리한다. 
타보르 산상에서 예수가 베드로, 야곱, 요한에게
그 신성하고 찬란한 모습을 드러내시니
'해처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복음서는 말한다. 
인간의 얼굴이 강생하신 그리스도의 성성을 받는다. 
성스러운 땀이 영상을 짓누르던 저주에 종지부를 찍는다. 
예수는 인간을 일으켜 세우고 턱을 받쳐
땅으로 숙였던 얼굴을 들게 한다.

[뒷모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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