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E D I A/책방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기린그린 2010. 5. 16. 19:29

 

 

오랜만에 교보에 가서 책을 읽다가, 
오랫동안 기다려도 차례가 오지 않았던
법정 스님의 새 책을 기어이 사고야 말았다.  
올해 나에게 책 한 권도 사주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우연히 펼쳐본 페이지에 후배 스님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한 것이
내 양심에도 콕 박혀서 그냥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정진은 한결같이 꾸준히 나아감을 뜻한 말이다.
날씨처럼 갠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듯이 정진도 또한 그럴 것이다.
잘 안되면 안되는대로  잘 되면 되는대로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한다면 마음에 분별이 사라질 때가 올 것이다.
인욕과 정진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참는 것이 곧 정진이다.
인욕으로 정진 삼으라는 말이다.
.....
뭐, 앉아서 잔다고? 웃기지 말게.
잘 바에야 누워서 편히 잘 것이지 앉아서 비몽사몽 헤맬 게 뭔가.
옛 수행자들은 너무나 절실한 문제 앞에 마음 놓고 잠들 수 없어 자지 않고
앉아서 정지한 사례가 드물지 않다.
내게도 한때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대에게도 편히 잠들 수 없을 만큼 절실한 과제가 있는가?
수행자는 무엇보다도 정직해야 한다. 곧은 마음이 곧 도량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
투철한 자기 결단도 없이 남의 흉내나 내는 원숭이 짓 하지 말라.
그대 자신의 길을 그대답게 갈 것이지 그 누구의 복제품이 되려고 하는가.
명심하라.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순간순간 자각하라.
한눈팔지 말고, 딴 생각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살피라.
이와 같이 하는 내 말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대의 길을 가라.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한 생애를 이룬다.
.....
사는 일이 즐거워야 한다.
수행의 길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