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퉁이 찻집에서...
오랜만에 찻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았다.
밑도 끝도 없이 올라오는 문제들,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과제들,
점점 더 어깨가 무거워지는 일들,
게다가 지루하도록 반복적이고 맘에 들지 않는 상황들을 쭉 늘어놓기만 하니
모든 푸념이 쏟아져있는 탁자는
마치 이 유리창에 새겨진 그림처럼 뒤죽박죽인 모양새다.
저 산 아래로 떨어지는 해를 따라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밤이 될수록 유리창에 선명하게 새겨지는 그림은
창 안쪽의 풍경과 바깥의 풍경까지 한 판에 붙여버린다.
창 너머의 고요한 풍경을 보고 싶어도
뒤에서 비치는 불빛 때문에 앞이 잘 안보였다.
....
쏟아놓은 푸념이 딱 이 모양이었다.
한쪽 켠을 고요하게 밝히고 있는 등불처럼
그냥 이렇게 머물 때를 그리워한다.
한 자리에 앉아 두 모습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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