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으로 괴롭고 힘든 사람에게 다가가 도움이 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주님께서는 당신에게로 먼저 돌아오라고 하신다.
요며칠 "열성을 다하고 회개하여라"는 말씀이 마음 깊이 파고든다.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 하나도 실상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그마저도 제 시간에 지켜주지 못한 부끄러움이 내 얼굴을 가릴 때...
주님께서는 먼저 당신에게로 오라고 하신다.
"깨어 있어라. 아직 남아 있지만 죽어 가는 것들을 튼튼하게 만들어라.
나는 네가 한 일들이 나의 하느님 앞에서 완전하다고 보지 않는다." (묵시 3,2)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남들에게 가르치던 이 말씀이 이렇게 아프게 나에게 다가올 줄 몰랐다.
오늘 기도하면서 주님께 문을 열어 드리고, 어수선하고 볼품 없고 그냥 허망하게 주저앉아있는 내 마음을 보여드렸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아무 것도 아닌 나를... 그분께 드릴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나를...
나에게 친구라고 다가오셨지만, 정작 나는 다른 이를 친구로 만들기 위해 그분을 못 본척해왔기에 면목없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용기가 되는 말씀을 발견했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보라, 나는 아무도 닫을 수 없는 문을 네 앞에 열어 두었다.
너는 힘이 약한데도, 내 말을 굳게 지키며 내 이름을 모른다고 하지 않았다.
내가 곧 간다.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지켜, 아무도 네 화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여라."(묵시 3,8. 11)
***우연히 발견한 편지에서...
[침묵의 세계]를 읽으면서 나도 이런 바램을 가지게 되었지.
주님 앞에 어색한 침묵을 깨뜨리는 말을 찾기 위해 애쓰기보다
연꽃 같은 진실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싶다고...
그래서 그가 품고 있는 ‘말’ 한 마디가 피어나기를 희망하며 주님과 함께 침묵 속에 잠기기.
우리의 침묵이 더욱 어머니다운 생명의 모태가 되기를 희망하며....
- 2003. 09. 20 노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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