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E D I A/영화관

예스 맨(Yes Man)

기린그린 2010. 5. 22. 23:13

[그대 지금 어디에] 2009년 2월호 - 영화로 만나는 복음 - 

 



영화 <예스 맨>은 일상의 소소한 사건과 만남들을 어떻게 맞아들이는가에 우리의 행복이 달려 있다고 말한다.

곧 ‘Yes’라고 더 자주 말할수록 행복의 기회는 더 많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주인공 칼은 은행 직원으로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업무를 지루하게 버티며 살고 있다.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들을 모두 ‘거절’이라는 도장으로 간단하게 쫓아내 버리는 모습은 곧 그의 삶을 상징한다.

아내와 이별한 후 혼자 비디오나 빌려 보며 친구들도 피해 다니는 칼은

만나는 모든 이에게 ‘거부’라는 낙인을 찍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초대한 ‘인생역전 자립프로그램’에도 역시 “됐거든!”으로 일관하는 칼.

그러나 그날 밤 꿈에 죽어 있는 자신을 본 친구들이 아주 태연하게,

칼은 언제나 죽은 사람 같았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친구를 따라간 칼은 모든 일에 ‘Yes’라고 대답하기로 맹세하고

 ‘노 맨(No Man)’에서 ‘예스 맨(Yes Man)’으로 변신한다. 

 

 

 


그런데 칼의 맹세를 금방 시험이라도 하듯 처음 만난 노숙자의 요구는 끝없이 이어지고,

이내 ‘Yes’라는 대답 속에는 온갖 손해와 불편까지도 묵묵히 삼킬 것이 요구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침내 첫 시험을 통과한 칼은 ‘Yes’와 함께 보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삶의 주체로 다시 태어난다.

때로는 의무적이고 억지스러운 대답 때문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세상과 상대방에 마음을 활짝 열고 받아들이는 태도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된 칼은 진정한 의미의 ‘Yes’를 실천하게 된다. 

 


이 영화가 한낱 허구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내 생활 안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지는 일들이 주인공에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괜찮아’, ‘됐어’, ‘오늘은 바빠서...’ ‘다음에...’ ‘고맙긴 한데...’ 등

받아들이는 척하면서도 거부하는 칼의 대답은 사실 나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말들이다.

칼이 어떤 상황에서 ‘Yes’ 할 것인지 ‘No’ 할 것인지 기다리는 시간은

곧 내가 선택할 응답을 가늠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예스 맨>은 대니 월러스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상처 받은 마음을 안고 폐쇄적으로 살던 저자를 ‘예스 맨’으로 변화시킨 것은

버스에서 만난 사람의 충고 때문이라고 한다.

“더 자주 ‘Yes’라고 말하세요.”

예스라고 말하는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응답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느님과 세상에 자신을 내어놓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칼의 ‘Yes'는 성모님의 ‘네(Fiat)’처럼 진정한 행복을 향한 길을 여는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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