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메시지>는 개인적으로 아주 오랜만에 접하는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책이다.
그륀 신부님은 내 영성생활에 가장 큰 스승 중에 한 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 자신에게 절망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서 헤맬 때,
그륀 신부님의 책은 여러 번 나를 위기에서 구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 심리학과 그리스도교의 영성이 어떻게 결합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희망 메시지>는 심리적이기 보다 훨씬 영성적인 책이다.
그리스도교 영성의 엑기스라 부를 만하다.
부드럽고 따뜻한 말투보다 분명하고 단호한 표현들이 먼저 눈에 띈다. 그
래서 겉핥기식으로 읽으면 고리타분한 설교집 같고, 한 문장 한 문장을 깊이 들여다보면
저자가 살아온 신앙의 결정체가 반짝거리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기도, 묵상, 전례, 성경, 고행, 신비주의의 길 등
어찌 보면 이미 나와 있는 교회서적에 다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어떻게 현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면이 새로워 보인다.
특히 ‘영성과 열정’의 결합은 내 삶 안에서도 꼭 실현되어야 할 강력한 요청으로 받아들여진다.
“순수한 영성은 세상 한복판에서 작용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의 인간적 열정
(사랑, 정의로운 세상 건설, 가난한 사람을 위한 배려에서 엿보이는 열정)을
우리 자신의 영성에 수용할 때 비로소 영성은 우리 자신과 세상을 위한 축복이 된다.
자아도취적이고 자신 안에서만 맴도는 영성에는 삶을 가꿀만한 힘이 없다.
하지만 세상은 영적인 길을 걸어가면서 사람들 안에서 삶과 사랑의 열정을 심어주는 이들이 필요하다.
열정을 다해 영성의 길을 걸어간다면 누구나 충만한 삶을 이룰 수 있다.”
또 하나, 독자들이 놓치지 말고 멈추어 생각해볼 할 항목이 여기 있다.
“영성이란 영을 따르는 삶, 성령의 샘에서 이루어지는 삶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샘에서 힘을 길어 올리는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쳐있는 것은 우울한 마음의 샘, 완벽주의 샘,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무의 샘, 자기 능력에 의존하는 샘에서 살기 때문이다.”
2010. 2. 23 가톨릭뉴스
- 성바오로딸수도회 김 노엘라 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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