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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화과정2 -자기 걱정에서 자기 실천으로

기린그린 2010. 6. 2. 23:39

우리는 개성화과정을 "너 자신을 알라"라는 요구와 연관 지어서 생각할 수 있다.

이때의 '자신'이란 자신을 되풀이해서 다르게 표현하고 자아 너머로 멀리 나아가는 어떤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개성화과정은 '자기 걱정'이라는 개념이기도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이라는 주제는 아주 오래된 철학적 주제이다.

미셸 푸코는 지난 30년 동안 그것을 다시 주제화했고 또 자신의 글에서 자세히 논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이라는 주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맨 처음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에게 정치에 참여하려면 자시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지성을 자신에게 적용하며, 자신의 특성을 의식하라고 요구했다.

자신에 대한 걱정은 자기를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기 걱정과 자기 인식은 서로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자기 인식이라는 주제인 "너 자신을 알라"라는 델피 신전의 외침은 자기 걱정에 대한 촉구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걱정하려면, 먼저 자신을 알고 인식해야만 한다.

이는 매우 광범위한 차원의 인식을 가리키는데, 그러한 인식을 토대로 우리는

자기 안에 있는 신적인 부분을 인식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은 '자기 실천'으로 이어진다.

세네카는 이 주제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루실리우스에게 보낸 편지들에서 그는

자신이 자기 실천을 통해 무엇을 이해하게 되었는지를 다음과 같이 자세히 설명했다.

다른 사람과 환경으로부터 독립적이 되는 것, 자신을 해방시키는 것, 자기 자신을 존경하는 것,

자기 자신에 대해 기쁨을 가지는 것, 자신을 다스리는 것,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

그러니까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은 삶의 기술이 되었고 생존 기술이 되었다.

또한 삶 전체로까지 확장되었다.

우리는 오류를 바로잡고 싶어하고, 잘못된 행동을 개선하고 싶어한다.

푸코가 말하는 목표란 "다시금 내가 결코 아니었던 것이 되는 것이다.

이는 (...)그러한 자기 실천의 근본적인 주제들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서는 방해가 되는 퇴적물들을 벗겨내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어린 시절에 일어난 모든 것들을 벗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덕을 배운다는 것은 악덕을 잊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양심을 검사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인식하기 위해서다.

저녁 시간에 양심을 검사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양심 검사는 영혼을 정화하여 깨지 않고 잠을 자게 하기 때문이다.

꿈은 항상 영혼의 비밀을 폭로한다.

 

자기 인식에 대한 탐색과 연관된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과 꿈의 역할은 개성화과정과 내적인 관계가 있다.

개성화과정 또한 인생의 모든 분야에서 자기 인식과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그것의 목표 또한 "내가 결코 아니었던 것이 되는 것"이며, 인식과 태도를 일치시키는 것은 개성화과정에 도움이 된다.

...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물러나 자신의 발전에만 집중할 위험을 개성화과정에도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융의 이론은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걱정을 결합시킨다.

왜냐하면 집단무의식 속에서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기 때문이다.

포괄적인 것으로서의 자기에는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포함된다.

 

개성화과정이란 한 마디로 자신의 고유한 인격을 성숙시키고 독립적이면서도 개방된 주체로 변모되는 과정이다. 

자기 걱정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염려와 보살핌이 아닐까?

그것이 이기적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나와 너는 분리된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너로부터 난 열매이며, 수많은 너의 색깔을 묻히고,

숱한 너의 입김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다.  

 

어떤 꿈에서 나를 쫓아오던 무서운 그림자 아저씨를 다시 백일몽으로 불러냈을 때 이렇게 외쳤지. 

"나는 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