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들과 사진촬영 실습을 위해 헤이리에 갔다.
출사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내리는 비.... 오늘도 그랬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내버려뒀다.
내가 날씨를 어떻게 해볼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먹구름 잔뜩 낀 파주를 향해 그냥 달려 왔다. ㅜ.ㅜ
물론 나는 비오는게 좋다. 촉촉하니...
촬영에는 별로지만 어쨌든 ...기분 좋은 날이다.
학생들은 공부하라고 내보내고
우리끼리 야심차게 들어선 곳이 있었으니...
전직 방송인 황인용님이 운영하시는 카메라타 음악실이다.
지하실 창고처럼 녹슨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동안 헤이리의 뽐내는 디자인과 화려한 장신구에 지친
망막을 편히 쉬게 해줄 공간이 나온다.
무채색의 단순한 면들 사이로 푸른 나무가 보이고
원조 아날로그 오디오 기기들을 통해 들려오는 소리에서....
비로소 '음악님'을 만났다.
컴퓨터와 MP3에서 무시당해왔던 저음의 악기들이
내 앞에 당당하고 활기차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고
그동안 내가 들은 건 정말 음악이 아니었구나... 또 생각했다.
처음 우리를 초대한 곡은 바로 저거!
눈물나게 아름답고 좋았다.
또 한 번 바로크 음악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며...
비 온 뒤 유리 천장 위로 보이는 나무들도 수채화 그림처럼 근사했고
네모난 콘크리트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그들이 든든했다.
똑같은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세 개다.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현재의 시간인 것일까?
여기서는 오직 음악만이 시간을 흐르게 한다.
엄청나게 맛있는 커피도 두 잔이나 마셨지.
황 선생님의 사모님께서 직접 서빙을 해주셨다.
이 책은 이분들의 5대독자 아드님과 그 친구가 낸 책이다.
아드님은 사진작가라고 한다. 그림에서 왼쪽..
음악이 자기보다 더 위대하다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음악의 들려주는 이야기에 고요하게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입장료 1만원. 커피와 음료수는 무한리필...
이곳에서 가본 카페 중 단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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