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 R S T O R Y/느끼는대로

시냇물놀이

기린그린 2010. 8. 17. 20:00

오늘 아침, 사뭇 의미심장한 고민을 머리에 이고,
어떻게든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뎌 보리라 생각했는데,
오전엔 그런 생각과 사진을 정리하고
점심 먹고는 바로 시냇물로 뛰어들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그곳을 찾았다.

 

아차! 하는 순간 내 몸을 떠밀고 가는 힘찬 물줄기와
감미로운 물결의 하얀 유희에 푹 빠져있던 오후...
입술이 새파래지도록 놀다가
따끈한 컵라면까지 곁들이니,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물 속에 누워서 바라본 파란 하늘과 나뭇잎사귀들..
간간히 그 사이로 비치는 햇빛...
먹먹하게 귀를 울리는 물결의 울림...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성당에 앉았을 때 비로소
내가 오늘 한 걸음 떼기로 한 것이 생각났다.
놀러간 순간 아침 일은 완전히 잊어버리긴 했지만,
다 잊고... 아이처럼 물과 함께 논 것도 한 걸음에 속하는 것 아닐까?
어쨌든... 나를 무겁게 했던 그것들이
지금은 그리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일은 또 어떤 바람을 타게 될지 몰라도,
무슨 일이 생기든 다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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