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 R S T O R Y/사진일기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

기린그린 2010. 9. 5. 19:56

 

 

4일, 첫서원자들 모임에 나는 운전사 자격으로 나들이를 함께 했다.

다른 수녀님의 추천을 받아

이른 아침부터 찾아간 곳은 양평 소나기 마을의 황순원 문학관

 

 

 

꽤 넓은 땅에 황순원님의 작품을 배경으로한 테마가 여러 군데 펼쳐져있었다.  

 

 

구석구석 아주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났다.

문학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지라,

문학관이라는 곳도 나에게는 좀 낯선 공간이었지만 이내 그곳을 즐기게 되었다.

 

 

 

현관 로비의 둥근 천장아래 매달린 황순원 선생님의 육필원고를 재현한 모빌

 

 

황순원님의 생애와 가족사, 육필원고, 제자들의 증언이 담긴 영상물이 돌아가는 곳이다.

그분 작품을 '소나기'만 알고 있던 내가 얼마나 무식했던가를 다시 한 번 통감하며

그분이 작품 안에서 녹여낸 시대정신과 휴머니즘을 재발견한 것에 무척 보람을 느꼈다.

 

 

황순원님의 작품을 e-book과 여러가지 매체 형식으로 전달하는 공간이다.

초등학생이 풀면 좋을 퀴즈도 있고,

쉬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이 전자책으로 '술'이라는 단편소설을 대강 읽었는데,

e-book치고는 아주 초창기 모델인지, 일반 text 형식에 머물렀고

스크롤도 제멋대로 넘어가고, 창도 빨리 닫혀버려서 읽기가 힘들었다.

 

 황순원님의 단행본 소설책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여기에 와서 정작 그분의 작품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는게 큰 흠이고 아쉬움이었다.

 

 

 

 

우린 어딜가나 '바오로딸'을 새긴다.

거기엔 언제나 '앗싸!'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소나기'의 주인공 소년과 소녀가 다녔음직한 교실에서

'소나기'를 왕 희한하게 각색한 '그날'이라는 11분짜리 애니메이션을 상영해준다.

 

소나기가 내리는 장면에서 정말 비가 내린다.

이것을 4D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놀라긴 했다.

 

 

황순원님의 작품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것이 많았다.

일제시대를 거치고, 남북이 분단되면서

보통 서민들과 민중들이 겪어야하는 혼란과 시대의 아픔을 그려낸 작품들이다.

 

 

이념의 충돌을 넘어서는 동심과 우정이라고 제목이 붙여졌다.

어느 한쪽 편에 서야만 살 수 있었던 시절,

적이 된 친구를 밧줄로 묶어서 호송하면서 둘이 이야기를 하던 중

이념의 허상을 집어던지고 둘이 학사냥을 나섰다는 이야기...

 

이분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역사라는 것을 내가 얼마나 소홀히 여겼는가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역사의 굴곡이 오늘날에도 버젓하게 살아서 숨쉬고 있는데,

너무 빨리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너무 쉽게 버린 것이 아닌가?

너무 경솔하게 아는척하는 것에 머물고 있는것 아닌가?

 

 

 

 

 

소년과 소녀가 소나기를 피한 움막을 세워놓은 잔디밭에는

시간에 맞춰 인공적인 소나기를 뿌린다.

이른바 '소나기체험'

요즘 같은 장마와 태풍의 계절에 인공소나기가 왠말인가..싶었지만

이 날은 이것도 시원하겠다 느낄만큼 뜨거운 날이었다.

 

 

 

 

http://www.소나기마을.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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