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첫 서원자들과 나들이 갔던 날
미사는 두물머리에서 봉헌했다.
4대강 사업으로 신음하는 생명들을 대표한 조형물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눈물로 호소하는 물고기와 개구리, 두꺼비들이다.
태풍 곤파스가 이 마을도 휩쓸고 간 후였지만,
기적적으로 이 십자가와 미사드리는 천막은 무사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자리잡은 유기농 하우스는 피해을 많이 입었단다.
비닐하우스가 통째로 강건너 마을까지 날아가기도 했단다.
오른쪽에 계신 허윤진 안드레아 신부님(서울대교구 노동사목)의
강론을 듣다 보니 나누고 싶어서 녹화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파일이 상해서 재생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도 기억을 되돌리자면...
보통 사람들은 희소가치가 있는 것은 소중하게 여기지만 너무 흔한 것은 함부로 여기는 경향이 있죠.
아마도 자연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물이나 나무, 풀이 너무 흔해보이니까 그 고마움을 모르는 거죠.
우리가 이 자리에 이렇게 모인 것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연의 소중함에 고마워하고,
그 자연을 인간에게 공짜로 베풀어주신 하느님께 새삼 감사드리기 위해,
그동안 무심코 짓밟았던 생명 자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남들은 우리보고 계란으로 바위치기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자기 체면 때문에, 시류에 따라 진실이 아닌 것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비겁한 짓이죠.
.....
이 날은 토요일이나 사람들이 많이 온 편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놀러왔던 곳이었는데...
이 곳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생명을 괴롭히고 파괴하는데
나도 일조하고 있음을 반성하며... 참 착찹했다.
그래도 바위가 깨질 때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서로가 격려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달았다.
이렇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를 나누고
희망을 지탱하는데 힘을 보태는 일이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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