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던 휴가를 보내고 있다.
피정도 하고, 가끔 일하러도 왔던 여주, 우리 집...
오늘 아침에는 4층 전망 좋은 방에서 이런 풍경을 내려다보며,
잔뜩 싸 온 책들은 그냥 눕혀둔채 멍하니~~
정지된 화면 같은 풍경을 앞에 두고,
슬그머니 움직이는 구름을 눈으로 쫓으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렇게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그리고 나서는 오늘 식사당번이어서 식사 준비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냈다.
대구탕을 준비하기 위해 커다란 대구 5마리를 해치우고,
미나리를 삶아서 썰고,
김치 담글 준비를 약간 하고,
엄청나게 많은 깻잎을 씻고 나란히 정리했다.
그리고 저녁은...
도토리 묵을 썰고 감자 씻고, 접시와 그릇 나르고
나머지는 대부분 설거지를 했다.^^*
아마 오늘만큼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날도 없을 것이다.
함께 휴가온 사람들을 위해 거의 온종일 준비를 했으니 말이다.
저녁을 먹고 사진에 보이는 길을 걸음으로써 내가 왔다는 신고를 했다.
오래 기다린만큼 이 시간이 넘넘 좋다는 말 밖에...
그래서 자꾸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내가 이렇게 좋은 시간, 좋은 공간을 차지할 자격이 있는가...?
이렇게 배려받을 자격이 있는가...? 등등...
하지만 그렇게 은총은 무상으로 쏟아지는 것,
내가 자격을 따지기 이전에 이미 우리 삶은 숭고하게 들어높여진 것....
그러니, 우리가 노력하기 이전에 부여받은 숭고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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