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 R S T O R Y/사진일기

제주 2010 사려니숲길. 오름

기린그린 2010. 9. 21. 14:23

바오로딸의 날 3일째... 전 회원들이 큰 맘 먹고 치르는 축제인데...

마음은 점점 축제기분과 거리가 멀어진다. 

지금...  대단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나는 다시 제주로 돌아간다. 


잊을 수 없는 사려니 숲길...

15Km 이어진 숲길이다. 



이전부터 우리는 하염없이 걷는 길을 시작했다. 

한화리조트부터 걸어와서 이 숲에 들어섰다. 






비밀의 숲....

나의 뒷모습의 비밀을 만날 수 있었던 숲이다. 


가별 수녀님 사진...






















사려니 오름의 정상.

날씨가 흐려서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절름거리는 다리로 끝까지 왔다는데에 의미가 있었다. 



환한 햇살의 환송을 받던 마지막 날, 

우리는 용눈이 오름에 먼저 갔다. 



제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끝없는 평화가 펼쳐진 것 같이 푸근한 곳...



죽음마저도 평화롭게 잠든 것처럼 보인다. 


\


여기서 생각한 게 있었지.

'나는 정말 내가 보고싶은 것만 보려고 했구나.

낯선 곳으로 떠난다고 하면서도 나는 그곳에서 고향을 찾겠다고 했다. 

이 얼마나 커다란 모순을 품고 있었던가,



정작 순수한 낯섦을 만났을 때 나는 얼마나 두려워했나. 

결코 내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나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

얼마나 그것을 피하고 싶었던가?



그냥 이곳에서 눕고 싶다는 생각,

떠나기 싫다는 바람...



그걸 두고 올 수 밖에 없었지...





나의 첫사랑 오름... 다랑쉬 오름이 바로 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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