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딸의 날 3일째... 전 회원들이 큰 맘 먹고 치르는 축제인데...
마음은 점점 축제기분과 거리가 멀어진다.
지금... 대단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나는 다시 제주로 돌아간다.
잊을 수 없는 사려니 숲길...
15Km 이어진 숲길이다.
이전부터 우리는 하염없이 걷는 길을 시작했다.
한화리조트부터 걸어와서 이 숲에 들어섰다.
비밀의 숲....
나의 뒷모습의 비밀을 만날 수 있었던 숲이다.
가별 수녀님 사진...
사려니 오름의 정상.
날씨가 흐려서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절름거리는 다리로 끝까지 왔다는데에 의미가 있었다.
환한 햇살의 환송을 받던 마지막 날,
우리는 용눈이 오름에 먼저 갔다.
제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끝없는 평화가 펼쳐진 것 같이 푸근한 곳...
죽음마저도 평화롭게 잠든 것처럼 보인다.
\
여기서 생각한 게 있었지.
'나는 정말 내가 보고싶은 것만 보려고 했구나.
낯선 곳으로 떠난다고 하면서도 나는 그곳에서 고향을 찾겠다고 했다.
이 얼마나 커다란 모순을 품고 있었던가,
정작 순수한 낯섦을 만났을 때 나는 얼마나 두려워했나.
결코 내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나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
얼마나 그것을 피하고 싶었던가?
그냥 이곳에서 눕고 싶다는 생각,
떠나기 싫다는 바람...
그걸 두고 올 수 밖에 없었지...
나의 첫사랑 오름... 다랑쉬 오름이 바로 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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