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눈이 계속 쌓여있는 겨울 날,
코끝이 찡할 정도로 날카롭고 찬 공기를 가르며 그림 구경에 나섰다.
쨍~하는 햇살 아래,
활활 타오르는 심장을 가진 친구가 있어
따뜻했던 하루...^^
이번 샤갈전은 전에 봤던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특히 그가 러시아에 머물렀던 초기 작품들에 마음이 많이 갔다.
그의 작품에서 언제나 느껴지는 것은 여성에 대한 애정과 존경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함 같은거...??
여기에 올린 그림의 색감은 유치하지만, 실제 그림의 느낌은 참 아름다웠다.
초기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단순한 배경과 여백도 참 시원했고,
나도 저 여인처럼 붕붕 뜨면 어떨까?... 하는 순간적인 망상까지 즐거웠던 그림.
내 생각에 샤갈은 정말 행복한 화가인 것 같다.
평생 원없이 자기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그리는 기쁨 속에 파묻혔을 것 같고
따뜻하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동시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던 만큼
넘쳐나는 일감 속에 생계를 걱정하는 일도 없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세상의 이야기들을 화폭 안에 담으면서
연신 싱글거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보는 나도 계속 웃었으니까....
이 그림... 두 번 본 거다.
참 특이한 프레임...
창 밖의 풍경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가득 담긴 느낌,
그리고 처음으로 느껴본 초록의 다른 느낌...
나도 탁자 한 쪽에 앉아서 저들과 함께 커튼을 젖히고
저 숲의 초록 공기를 가만히 바라보도록 해 준 것이 고마웠다.
참 고요하다.
'바바의 초상' 첫 번째 바바의 초상이다.
이번 샤갈전에서 내 기억에 남은 것은 초록과 파랑 그리고 빨강이다.
빨강이 가장 예뻤던 그림이고,
가장 정성스런 꽃다발을 받은 여인처럼 보였다.
그림 속의 샤갈은 언제나 여인들에게 꽃다발을 바친다.
내 눈에는 왜 그 꽃에 회한과 용서를 구하는 눈물이 보이는 걸까?
서커스 시리즈 중의 하나...
사실 거의 비슷비슷한 그림들이라 지루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맘에 들었다.
서커스...
앗! 미완의 동화책 주인공인 색동기린과 동족이다.
이런 색동이면 좋겠다.(아이디어 발견) ^^
파랑과 빨강,
여인과 아기
그들에게 꽃다발만 바치는 남자...
닭과 소...(정말 많이 봤다)
그 모든 것을 채우고 감싸는 사랑...
그는 평생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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