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대피정을 또 하게 되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들었다.
지긋지긋하게 애착하고 있던 무언가를
이제는 정말 끊어버릴 때가 되었다는 ... 일종의 압력 같은 것...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락하는 마음으로,
또 그럴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피정에 들어갔다.
요즘 필리핀 날씨처럼 비오고 잠깐 해뜨고 바람이 불고...
그러면서 낡은 잎이 떨어지고 새 잎이 반짝반짝 자라나기를...
피정이 대박(^^)나면 늘 이 말씀에 머물게 된다.
이번엔... "너는 나의 것"에 더 강조점을 두게 되었고...
그분이 나를 어떻게 구하셨는지... 그림 하나하나에 추억을 담았다.
그렇게... 나를 보호하고 데리고 오셨다.
낡은 잎을 떨구고 새 잎을 돋아내는 건 결국 치유로서 이루어진다.
부서지고 상처난 마음을 호~ 호~ 불어주면서
부드럽게 잘 아물도록 치료해주시는 하느님...
성부,성자, 성령....
이 그림은 그리면서 더 큰 위로를 받았다.
이번 대피정 동안 매일 관상했던 삼위일체 이콘.
첫날부터 "Come to me, Don't Worry anything. Just come...."이라고
나를 맞아주신 하느님 아버지,
이 식탁에 와서 함께 빵을 나누어 먹자고 초대하시는 예수님,
부드러운 눈길로 이 모든 여정을 돌봐주시는 성령님....
(아, 내 색연필은 이 그림에 맞지 않다는 것을 색칠을 시작할 때부터 느꼈다.
무조건 색연필로 칠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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