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 저널쓰기 한 이래로 기분이 더 내려가더니
오늘 아침에도 푹 꺼져있다가... 그 무거운 슬픔에 거의 온종일 잡혀있었다.
지난 여름 대피정이 생각났다.
나에게 의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를 사람으로 봐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진한 에너지를 누군가의 돌봄으로 채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프구나...'하고 생각한 게 오히려 위안이 되고 상황이 정리되는 듯 싶었다.
아픈 곳을 치료하고, 보약을 먹어서 더 건강해져야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관계와는 구별해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도 주님은 조용히 내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주셨다.
매일 보는 것 같은 성모님의 응답이 오늘은 새롭게 들어왔고
성모님께 하신 약속에 나도 힘을 얻었다.
해산 때까지 참아야한다는 것. 십자가의 예수님도 그 고통을 보여주셨고...
내가 징징거리던 괴로움은 정말 조족지혈에 불과함을... 꼭 비교해서가 아니라
생명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고통과 침묵의 잉태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래서 주님께서 어떻게 하시는지 더 기다리면서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또 다시 다~~~~ 맡기기로.
그랬더니 축복의 말이 나오고 평화가 찾아왔다.
주님께서 함께 해주신... 은총 가득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