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E D I A/책방

옛날 메모들

기린그린 2019. 3. 11. 18:32

사랑으로 일어나는 싸움에서 늘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는 

잘못을 저지른 쪽이 아니라 더 많이 그리워한 쪽이다. 

견디지 못하고 먼저 말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 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진다. 

나는 계속 질 것이다.

신형철 [느낌의 공동체] 서문



모처럼 책을 펴고 꾸벅거리는 책상머리.
 '내게 와서 내가 결코 되찾을 수 없는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을 것 같은 것을 놓고 간' 
좋은 작품을 조금씩 야금야금 맛있게 씹어먹는다. 
평온해 보이는 햇살이 깃드는 창가에서... 
2014. 5. 18

늘 뒤척이게 되는 것, 삶이란 그런게 아닐까 - 문학동네 팟캐스트에서 들은 말. 
잠을 흔쾌이 맞아들이지 못할 때마다 '사는게 왜이러냐' 생각할 때가 있었는데.. 급공감이다. 
2013. 10. 27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한순간 속에서 영원을 보라
- 윌리엄 블레이크

자신의 '초라하고 외로운 실존'을 받아들일 때 거짓 환상에서 벗어나 무한한 사랑의 빛 속에 있음을 체험한다. 
자신의 가난을 인정하고 고백하면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당신 자비를 드러내시는 것이 진리이신 하느님의 속성이다. 
[외로움] p.141


"읽는다는 것"

책은 심심할 때 '읽는다.' 재밌으려고...
책을 읽는 것은 책을 쓴 사람의 세계속으로 초대받아 들어가는 것, 그 세계를 있는 그대로 맛보고 구경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집에 들어와서 그 세계를 따라해보거나 바꿔볼 수 있는 것이다. 
심심해서 책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 것은 이성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일. 곧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는 그 사람의 세계에 초대받아 들어가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그 안에서 나의 길을 찾는 것이다. 

읽는다는 것은 곧 듣는 것, 
궁극적으로 저자와 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자기 이야기를 쓰게 된다. 
그렇게 읽기와 쓰기는 늘 교차된다. 
듣는 일을 통해서 우리는 자기를 만나게 된다. 말하고 듣는 행위도 교차된다 
읽는 일은 결국 쓰는 일이 되고, 듣는 일은 결국 말하는 일이 된다. 
자기존재의 확인이자 확장하는 일이다. 

자유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왜 자유로워지지 않는가, 행복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나'라고 착각하는 어떤 유형의 다른 내가 읽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심력을 가진 나(이성)와 중력을 가진 나(마음)가 있다. 책만 많이 읽음으로써 이 두 가지 사이의 거리가 더 멀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내 마음의 근저가 흔들리는 독서이어야 한다. 

읽는 일은 자기를 찾는 일... 
자기안의 원래 마음이 작동해야한다. 
자기가 변화되어야한다.  
나의 씀(표현)은 나의 자유, 행복, 평화, 이웃과의 유대로 나오고 결국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 최진석 교수님 '독(讀)한 습관' 강의내용 일부

ps. 글을 쓸 때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지 말고 무엇을 쓰지말 것인지를 고민하라. 
감각과 더듬이를 키워야한다. 
2013. 10. 파주

누가 내 창문을 두드리고 있나요
누가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나요
잊혀진 시간들이
점차 내 마음 속에 떠올라요

천천히 흩날리는 빗방울이
끊임 없이 내 창을 두드리고
나는 홀로 조용히
끊임 없이 옛 생각에 잠겨요
2013. 8. 14

RL - 
real life는 또 다른 창window일 뿐...
우리는 관계를 맺어주는 동시에 관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서 테크놀로지에 시선을 돌린다... 
우리는 전에 없었던 염려로 무생물에 열중한다.
같은 인간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실망과 위험을 두려워한다. 
테크놀로지로부터는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우리끼리는 서로 덜 기대한다. 
우리는 인간적 성질을 사물에 주고 서로를 물건 취급하기로 결심한듯 보인다...
테크놀로지는 그 행위유도성이 우리의 인간적 약점과 만날 때 매력적이다. 
알다시피 우리는 정말 상처받기 쉬운 존재다.  
외로움을 타면서도 친밀해지는 건 두려워한다. 
디지털 연결망과 사교 로봇은 '친구 맺기를 요구하지 않는 교류'라는 환상을 제공한다. 
우리의 네트워크화 된 삶에서는 서로 묶여있는 순간에도 서로에게 숨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사람들은 외롭다. 네트워크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항상 그 안에 머물다 보면 고독의 보상을 스스로 내치는 수가 있다. 
2013. 7. 12